얀 파브르展(갤러리604, 프로젝트B6)_20181214

벨기에 앤트워프 Antwerp 출신의 얀 파브르 JAN FABRE는 시각 예술가이자 공연기획자, 작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창조력을 보여주며 현대미술계에서 아주 특별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얀 파브르는 이질적이고 다양한 요소의 결합을 통해 세계를 연구하며, 소위, 통섭의 작가Consilience Artist라 할 정도로 여러 분야를 아우르며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 거칠 것 없어 보이는 대담하며, 풍부한 그의 상상력은 세계미술계를 놀라게 하였으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그를 가장 중요하며, 주목할 만한 작가로 평가하는 이유일 것이다.

2018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전시로, 갤러리604와 프로젝트 B6에서는 동시대 유럽 현대미술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작가인 얀 파브르의 개인전 [JAN FABRE ; Loyalty and Vanity]를 준비했다.

벨기에 미술학자 요안나 드 보스 Joanna De Vos의 기획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 [Loyalty and Vanity]는 세계 3대 미술관으로 불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The State Hermitage Museum에서 2016년에 열린 개인전의 출품작인 모자이크 시리즈 ‘Vanitas vanitatum, omnia vanitas’(2016), 2017년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무라노 유리와 사람과 동물의 뼈를 이용한 설치작품과 입체작품, 그리고 파란색 빅bic 볼펜과 곤충을 이용한 드로잉인 아워블루Hour Blue 시리즈 등 작가의 대표작과 최근작을 총망라하여 선보이는 특별한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람의 뼈와 동물의 뼈, 무라노 유리 등이 작품의 재료로 사용된다. 작가는 유리와 뼈, 인조와 자연을 하나로 묶는다. 그는 본질적으로 단단하고 깨지기 쉬운 두 가지 역설적인 재료를 결합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통찰한다. 죽음은 생명이고, 생명은 죽음이며, 사람은 동물이고, 동물은 인간이며, 뼈는 육체이고, 육체는 뼈이다. 삶과 죽음, 양면성이 있는 모든 것의 경계를 나누기보다 모든 것이 얀 파브르의 이중적인 반전에 적용하여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하나가 된다.

전시제목인 ‘Loyalty and Vanity’는 ’충성과 허무‘를 뜻한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 중에서 유독 개가 많이 등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로 충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버려져 로드킬을 당하는 개들을 직접 찾아 헤매며, 그들의 뼈로 작업을 했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연예인과 스타, 하지만 그 관심은 영원하지 않으며 아티스트로서의 삶 또한 조금은 다른 측면에서 마찬가지이다. 죽은 개들은 마치 작가 자신과도 같다. 작가는 자신을 대입함과 동시에 작품을 통해 죽은 개들을 위로하고 영혼을 기린다. 재료중의 하나인 비단벌레의 날개는 자연 그대로의 천연색이다. 한국에서도 신라시대 말안장에 쓰여 왔다. 보는 위치와 빛에 따라 달라지며 변하지 않는 색은 영원불멸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의 큰 주제중의 하나인 ‘Vanitas vanitatum, omnia vanitas’는 ‘헛되고 헛되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성경의 한 구절로 라틴어이다. 즉,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죽음에 이르게 되며, 모든 것이 한순간인 동시에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얀 파브르는 화려하게 빛나는 비단벌레 날개와 뼈들, 그리고 길개(길에서 생활하는 개)는 인생의 덧없음을 표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삶은 살아가야하며 즐겨야하며 충분히 그 가치가 있다고 역설한다.

2002년, 벨기에 여왕 파올라Paola로부터 의뢰받아 브뤼셀에 있는 벨기에 왕궁 미러 홀Mirror Hall의 천정을 딱정벌레 날개로 가득 채운 환상적인 천정 벽화 ‘Heaven of Delight’를 제작하였으며, 베니스비엔날레, 카셀 도큐멘타, 상파울로 비엔날레, 리옹 비엔날레, 이스탄불 비엔날레 등의 주요 국제전과 2008년 루브르미술관에서 현존하는 작가로써는 처음으로 대규모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국내에서는 예술의 전당에서 2006년에 가진 ‘눈물의 역사’라는 파격적인 공연으로 더 잘 알려졌으며, 작가로서의 개인전은 갤러리604에서의 두 번의 초대전, 부산시립 미술관 초대전 ‘블루의 시간’ 등이 있다. 또한 얀 파브르는 ‘파브르 곤충기’로 잘 알려진 저명한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 Jean-Henri Fabre의 증손자이기도 하다.

또한, 이번 전시의 일환으로 해운대 더베이101(부산 해운대구 동백로 52)에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 소장중인 ‘구름 재는 남자 The man measuring the clouds’가 설치되며 3개월간 전시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영화 <버드맨 오브 알카트라즈Birdman of Alcatraz>(1963)라는 영화로도 소개된 적이 있는 알카트라즈 교도소의 전설적인 무기수 조류학자 ‘로버트 스트라우드Robert Stroud’라는 인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유명한 조류학자였던 그는 출소를 앞둔 인터뷰에서 출소 후 무엇을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이제 구름을 잴 것이오’라고 말한다. 어떠한 환경에 처하든, 사람은 언제 어디로든 갈 수 있으며, 즉, 불가능에 대한 도전, 동시대 예술과 작가가 가야할 방향을 상징한다. 이 브론즈 작품은 일본의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부산을 위한 스페셜 에디션으로 설치되며 부산시민의 문화소양을 더 깊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가 직접 내한하여 작품 설치와 작가와의 만남, 오프닝에 참여할 예정이니, 환상적인 작품과 함께 세계적인 작가와 직접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길 바란다.//보도자료문//

  • 갤러리604 / 2018. 12. 14 (금) – 2019. 2. 28 (목)
  • 프로젝트B6 / 2018. 12. 15 (토) – 2019. 2. 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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