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함부르크 국제미술교류展(구 부산진역)_120224

부산시 동구 수정동에 위치한 부산진역(기차역)에서 미술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부산-함부르크 국제미술교류 전시로 3월 10일까지 열린다. 전시 주제는 ‘시작이 반이다(To begin is to be half done)-만남의 시작’이다.

미술전시회가 열리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오랜만에 부산진역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부산진역은 폐쇄되기 전까지 주로 통일호나 비둘기호를 타려던 승객들이 많이 이용했다. 물금이나 밀양에서 산나물을 이고 와 부산진역 건너편 수정동 골목에서 팔던 할머니들, 출퇴근을 위해 통근기차를 이용하던 승객들, 단체 승객들도 이 곳을 많이 이용했다. 오래 전 필자가 까까머리 중학생때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부산진역에서 기차를 탔었는데 당시 서울까지 11시간쯤 걸렸던 기억이 난다. 조금 더 커서 대학생 때는 병영(체험)을 가기 위해 부산진역에 모여 기차를 탄 기억, 당시 선배들이 따라 와서 힘찬 구호를 외쳤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 부산진역은 나에게 소중한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다. 그랬던 부산진역이 지난 7년 동안 흉물스러운 큰 담장 너머 숨어있다 모습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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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전시감독을 맡은 하석원 사무국장을 만났다. 일찍이 독일에서 작품 활동을 했던 하국장은 이번 전시에 대한 에피소드를 늘어놓았다. 한국과는 달리 미적 생각이 다른 독일작가들이 원하는 것을 맞춰주기 위해 벌어졌던 애로사항, 철로변 녹색 철망을 떼 내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 당황했던 일, 부산진역 앞을 가로 막고 있던 펜스를 떼어 내어 실내에 설치를 한 이유 등등…

이번 전시의 총괄운영을 맡은 (사)다빈예술공간 오수연 이사장은 향후 이 역사를 미술 공간뿐만 아니라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레지던시 기능으로의 활용도도 강조했다. 독일 작가들 초대에 소요되는 부대비용에 사비까지 들였다는 오 이사장은 향후 이 곳을 동구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꾸미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하지만 부산일보 기사(2012.3.1.)에 의하면 코레일 측에서 부산진역을 3천~4천 평 규모의 복합역사개발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부산진역만은 부수고 또 새로 짓는 하드웨어 개발 보다는 기존의 역사를 잘 가꾸어 콘텐츠와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소프트웨어를 더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소망한다.
– 장소 : 구 부산진역 역사
– 일시 : 2012. 2. 24 – 3월 10일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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