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명展(갤러리 보명)_20221012

//작가 노트//
나의 첫 작업은 나 자신의 내면아이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손을 내밀다.”라는 주제의 첫 번째 개인전에서는 주위 시선에 흔들리는 불안정한 ‘콤플렉스 덩어리’ 소녀가 꿈과 희망을 전하는 “꾸미”라는 소녀로 재탄생되었다. 꾸미는 가장 친한 친구인 나 자신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자신을 어루만져 준 뒤, 가족에게 그리고 친구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고 당당하게 삶을 살아가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처음 자신에게로 집중되던 시선들은 점차 주위로 시선을 넓혀 소박한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아이로 성장했고 그것이 두 번째 개인전 “일상으로의 초대”였다.

세 번째 개인전에서는 더 나아가서 일상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중요성을 환기하고자 했다. 이후 여러 번의 개인전을 거치며 나의 작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변화하고 세상과 공존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가만히 자연의 노래를 들어 본다.

바람의 속삭임, 사월의 어린 잎사귀의 인사, 물 위를 부유하며 춤추듯 미끄러지는 벚꽃 잎의 행렬, 익어가는 산딸기, 찬란한 녹음, 먹이를 이고 가는 개미의 분주함, 짝을 찾는 매미의 애절한 울음, 불타는 산과 들, 무소유의 겨울나무들, 첫 눈발이 땅에 닿는 순간…

자연의 노래를 듣고 관찰하다 보면 자연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알게 된다. 파도 위를 승천하는 날치는 자연 속에서의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시원한 폭포가 우리의 답답한 가슴을 씻어내 주기도 하며 햇빛과 녹음이 어우러져 만드는 빈 공간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기도 한다. 작품 ‘별, 사람’에서는 자연 속에서 올려다본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사람임을 표현했다.

삭막한 도시, 비록 인공의 자연일지라도 자연의 에너지 속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살고 있는 우리도 결국, 자연의 일부이다. 나의 그림을 통해 우리가 자연과 공존하는 세상을 함께 호흡하고 환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이소명//

장소 : 갤러리 보명
일시 : 2022. 10. 12. – 11.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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