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바람이 머무는 곳에, 빛이 닿는 자리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감정들을 마주한다. 이상과 현실을 섞어 본다. 꿈도, 현실도, 죽음도, 삶도 구별이 없는 호접춘몽과 같이 나와 사물은 결국 하나이다. 장자의 나비도 되어 보고, 꽃도 되어 보고, 부엉이와 같은 새도 되어 본다. 자연과 더불어 존재하는 행복한 삶. 그림은 경쾌한 음악과도 같고, 상상력을 회화로 압축해 내는 한 편의 시이기도 하다.
화가는 시를 그림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캔버스는 즐거운 상상의 세계이자, 행복을 꿈꾸는 나의 우주, Cosmos이다. 현실을 뛰어넘어 꿈과 사랑, 시적인 정서에 빠져드는 정신적인 풍요로움. 코끝의 향기는 피안이 되고, 속가슴의 울림은 기도가 되었다. 내게 있어 그림은 기도이고 수행이다.
푸르른 날은 생명력과 평온함을 상징하며, 향기 속으로는 그 감각이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여정을 의미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고요히 숨을 고르며, 자신과 자연,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쉼이 되었으면 한다. 이 푸르른 여름, 당신 안의 향기를 마주하길 바라며.//오수희//

장소 : 금련산 갤러리
일시 : 2025. 7. 29 – 8. 3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